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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운동과 둘레길

걷기 좋은 길 : 고창 읍성을 다녀와서

by 무발연구소 2023. 10. 30.

요즘은 가을날씨 본연의 맑고 청명한 날들이 많아서 어디라도 걷고 싶어지는 계절입니다. 지난 주말 전북에 있는 "모양성"이라고도 불리는 고창 읍성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모양성제"라는 이름의 축제기간이어서 여러가지 행사도 많았고 사람들도 꽤 많이 붐비는 분위기였습니다. 여행잡지에서 소개글을 보고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떠난 여행이었는데요, 서울에서 가려니 거리가 만만치않은 곳이었습니다.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는 조금 부담스러운 거리였지만, 읍성의 분위기와 경치가 너무 좋아서 다녀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창 읍성은 서산 해미읍성, 순천 낙안읍성과 함께 우리나라 3대읍성으로 불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읍성은 보통 산에 지어지는 산성에 대비되어 지방의 관부나 시가지 주변을 둘러싸고 지어지는 성곽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래서인지 고창읍성은 가운데 넓은 광장과 마을을 둘러싸고 지어진 모양새였구요, 높게 돌담으로 쌓아올려서 성곽을 거닐며 둘레를 돌아보게 되어있었습니다. 흔하게 보기힘든 걷기코스였다고 할까요?

어느 구간은 지면에서 그 높이가 상당해서 어지럽고 길가로 걷기가 무서울 정도로 스릴있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길 중간에 심신이 약하신 분들은 아래에 있는 오솔길을 이용하라는 경고 문구가 보이기도 했습니다. 

고창 읍성은 조선시대 왜구의 침입을 막기위해서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조선 단종시기 대략 1453년 전후로 지어졌다고 추정됩니다. 서울에 있는 남한산성을 가본 적이 있고, 중국의 만리장성을 걸어본 기억이 있는데, 이번 고창 읍성은 이들과는 또다른 느낌의 경치와 분위기였던것 같습니다. 난간없이 지어진 높은 성곽위를 스릴있게 걷게 될 줄이야! 두사람이 나란히 걷기 좁을 정도의 성곽폭 상단을 일렬로 줄맞추어 걸으며, 이런 산책길도 있다니! 의외의 경험에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읍성의 중간쯤부터 멀리 저수지 풍광이 눈에 들어왔는데, 좀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내려가 보았습니다. 조용한 저수지와 수면 가까이 만들어진 다리는 또다른 최고의 산책길이었습니다. 

길 사이사이에서 만나는 갈대밭은 가을정취를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대략 1시간 남짓의 산책길이었는데, 아주 독특한 길모양으로 재미있고 고즈넉한 풍경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기분좋은 길을 여유있게 걷는 행위는 그 자체로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경치도 여유있게 찬찬히 구경하고, 걷기활동으로 건강에도 도움이 되구요, 간간이 이어지는 가벼운 대화는 마음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기분좋은 산책길 걷기는 그야말로 최고의 힐링이라고 여겨집니다.